[키즈 영어-3] 둘째 미국 프리케이 Pre-K 입학기

둘째 아이의 사설 유치원 입학

미국 이주 준비

미국 텍사스에 정착 후, 저희 가족은 아이들의 교육기관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미국에 오기 전에 대부분의 입학 신청을 마칠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당시 저희 부부는 나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일단 한국에 남아 있을 짐들을 최대한 줄이는 것과 미국으로 항공 택배로 보낼 짐들을 싸면서도, 아이들이 미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주거지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죠. 또한, 첫째 아이는 미국에 가서 곧장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킨더가튼)에 입학해야 하니, 영문화된 출생증명서 및 주민등록등본 등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미국 정착 후 상황

당시 둘째 아이는 당장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는 아니었으므로, 급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 오판이었습니다. 주(State)마다 다를 수 있으나, 텍사스에서는 킨더는 9월 1일 기준으로 만 5세가 되어야 입학할 수 있답니다. 둘째는 만 4세(’17년 8월 생)였기 때문에, 킨더에 입학할 수는 없었습니다.

반면, 첫째 아이는 ’15년 11월 생으로 만 5세였답니다. 따라서, 킨더에 입학하는 아이들 중에서는 가장 나이가 개월 수가 많은 아이들에 해당되었답니다. 같은반 친구 중에는 ’16년 8월 생도 있었으니까요.

사설 유치원 입학

Kindergarten

둘째 아이는 구글에서 평점이 4.9점이었던 사설 유치원에 입학을 했답니다. 학비가 한 달에 $1,000 이상이라 부담이 되었으나, 한국에서 유치원을 다니다가 미국에 온 터라 집에만 데리고 있기엔 아깝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사실 미국에서 유치원 과정은 Kindergarten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둘째가 다닌 곳은 한국으로 치면 어린이집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어린이집은 단어만 유치원과 다를 뿐이지, 여러가지 학습활동이나 활동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좀 많이 달랐습니다.

맞벌이 부부가 대다수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이기 때문에, 아이를 맡아준다는 개념이 더 메인이 되는 시설이었습니다. 이 사설유치원은 부모들이 수시로 자기 아이를 관찰할 수 있도록, 휴대폰의 앱으로 교실 내부에 설치된 웹카메라에 연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모를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이었겠지만, 저희 가족 사례만 봤을 때는 실패한 정책입니다.

다음에 말씀드릴 사례를 이해하시기 위해서는 좀 더 부연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아이는 밝고 맑은 남자아이입니다. 매우 활발하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이 어떤 것인 지 아는 아이라 먼저 남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시 둘째는 영어를 잘 알아듣지도, 입으로 구사할 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저와 아내는 이런 둘째 아이를 유치원에 남겨놓고 오는 게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Crying kid
출처: Unsplash

그러니, 늘상 웹카메라에 접속하여 아이를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러다 아내가 두 가지 상황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식사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식사를 마친 뒤, 자신의 식판을 가지고 선생님께 갖다주고 있었습니다. 둘째아이도 그렇게 하려고 줄을 섰었죠. 물론 식판에는 음식들이 비워져 있었고요. 하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둘째아이는 식판을 건네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이 책상을 가리키며 다시 가서 앉으라고 말하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결국 아이는 자기 자리에 앉아서 눈물을 훔쳤고, 한번 더 식판을 내려고 했는데 또 거부당했습니다. 나중에 이유를 물어보니, 잘 기억이 안난다고 하더군요. 앱에 있는 웹 카메라는 녹화나 스크린샷이 안되고, CCTV라 음성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상황은 어떤 아이가 둘째의 가슴팍을 두 손으로 강하게 쳐서 넘어뜨리는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어린이집이고 어린 아이들이니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어도 안되는 데 시설에서 혼자 이겨내고 있을 둘째 생각을 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더군요.

결국은 우리는 다른 길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Pre-Kindergarten 프리케이 입학

한인 리얼터님의 도움

지난 포스트에서 저희가 미국에 정착 시 집을 구하는 것부터, 차량 구입, 이런 저런 생활용품 구입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던 리얼터님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리얼터님께서 둘째 아이를 손자 처럼 이뻐해주시던 분이라 저희 부부가 조언을 구하기 위해, 당시 사설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답니다.

그랬더니, 미국의 초등학교에는 부설 유치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설 어린이집(Pre-Kindergarten)도 있다고 소개해주셨습니다. 프리케이 (Pre-K)라고 통상 말하곤 하죠. 하지만, 이 교육과정은 아무나 입학이 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각 교육청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만, 저희가 거주하는 지역의 교육청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준을 정해두었습니다.

  • 교사, 경찰, 군인, 소방관 등의 자녀
  • 소득 수준 일정 이하인 가정의 자녀
  • 외국인의 자녀로서 영어 어학능력이 부족한 학생
  • 기타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리얼터님은 저희 아이가 세번째 기준에 충분히 해당한다고 보신 것이었죠. 저희 부부는 이런 과정의 존재조차 몰랐던 터라, 일단 교육청에 전화부터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학능력 대면평가 후에 입학 가능여부를 알려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Pre-K 입학

프리케이 입학 결정

며칠 후 대면평가를 본 다음, 둘째아이는 어렵지 않게 프리케이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나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죠. 매일같이 누나가 엄청 크고 좋은 시설의 초등학교에 내리는 것을 부러워했는데, 이제 같이 내려서 학교로 들어가니 정말 기뻐하더군요. 손을 잡고 등교하는 두 아이의 모습을 보던 저희 부부의 마음도 비로소 안심이 되었습니다.

프리케이의 좋은 점은 일단 학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완전히 무료인 것이죠. 그리고 사설 어린이집과는 다르게 학습활동도 진행하며, 교육청에 정식으로 고용된 공교육 교사 두 분이 상주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또한, 초등학교의 한 학년(Pre-K 학년)으로 인정되기에 운동장이나 Gym 등 모든 시설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사설 어린이집과는 비교 불가였습니다.

1년 후 상황

지금 둘째아이는 프리케이에서 한 해를 잘 보내고, 다음 학년인 Kindergarten으로 진학했습니다. 첫째아이는 1학년으로 진학했고요. 매일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는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면 참 흐뭇합니다.

한인 아이가 없으면,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도움

저희 가족이 거주하는 하우스 단지에 한인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한인 아이들이 많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한 학년에 저희 아이 포함해서 2명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2년 간 미국에 지내면서 단 한번도 한국아이와 같은 반이 되었던 적이 없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할 까 걱정을 많이 했답니다. 하지만, 친절하고 자상한 선생님들 덕에 아이들은 금세 잘 적응했습니다.

다양한 킨더 활동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한인 아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저희 아이들은 오전 7시 30분에 학교에 도착한 순간부터 오후 3시 15분에 차로 픽업할 때까지 한국어를 전혀 잊은채 오로지 영어로만 사고하면서 의사소통하려고 노력했죠. 그 결과 미국에 온 지 6개월이 지나니,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영어는 일단 알아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자 원하는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저는 평생 영어를 공부로 배워왔고, 아직도 많이 어렵게 느끼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이렇게 스펀지 처럼 영어를 빨아들이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니 경이롭기까지 했답니다. 지금은 부끄럽지만, 제 첫째아이가 저보다 더 영어회화를 잘 합니다. 저는 오히려 첫째와 영어로 대화하며 회화에 대한 감을 익히고 있고요.

이런 과정에서 제 아이들이 영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여러모로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에서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면,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금방 영어를 배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둘째 아이가 사설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 부설 프리케이로 입학하게 된 과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에 거주하시거나, 곧 미국으로 이주하실 분들이 이 글을 보시고 많은 도움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thoughts on “[키즈 영어-3] 둘째 미국 프리케이 Pre-K 입학기”

  1. 워드프레스 관련 글 읽다가 이 글까지 넘어와 잘 읽었습니다. 아이 유치원 적응기 사진에 마음이 아팠네요. 타지에서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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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칼촌정보 잘 보고있습니다😊
    아이가 한국나이로 5세라 공립 프리케이 알아보고 있는중인데 정보가 잘 없네요. 혹시 학교안에 있는 프리케이 어떻게 알아봐야 하는지 정보 부탁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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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저희 가족이 최근에 이사를 하다보니 너무 늦게 확인을 했네요. CSISD(칼리지 스테이션 교육청) 사이드 들어가셔서 Pre-K 섹션쪽 보시면 신청방법이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신청하시면, 자택 주소가 위치한 초등학교 Pre-K에 할당됩니다. 학교를 선택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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